출퇴근 기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고정급 근로자의 근로 미제공을 인정할 수 없다(의정부지방법원 2026. 9. 10. 선고 2025나202970 판결)
안녕하세요. 루트 레이버앤로(Root Labor&Law)입니다.
사업주가 퇴사한 점장을 상대로 “지각·조퇴·결근한 시간만큼 급여를 더 받아 갔다”며 약 6,277만 원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으나, 1심과 항소심 모두 사업주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를 소개합니다.
한 줄 요지
고정 월급을 받아 온 근로자에게 수년이 지난 뒤 근로 미제공분 임금의 반환을 청구하려면,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사업주가 증명해야 합니다. 출퇴근 기록기 누락, 동료 직원 진술, 법인카드 사용내역만으로는 그 증명이 부족하다고 본 판결입니다.
사건 개요
– 원고는 음식점 사업주, 피고는 2016. 9.경부터 2023. 9.경까지 근무한 점장입니다.
– 피고는 고정 월급(월 340만 원 또는 430만 원)을 받았습니다.
– 원고는 피고가 2019. 1.부터 2023. 9.까지 지각, 조기 퇴근, 무단결근을 반복했다며 그 시간에 해당하는 급여 62,773,872원의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 1심(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4가단76375)과 항소심 모두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단 요지
1. 증명책임: 스스로 지급한 돈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며 돌려받으려면, 그 사실을 돌려받으려는 사람이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2. 출퇴근 기록기: 피고는 다른 매장 업무도 일부 맡았으므로, 이 매장 기록기에 기록이 없다는 것만으로 근로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지각으로 임금이 깎인 다른 직원은 시급제였고, 사업주는 피고가 퇴사할 때까지 임금 감액이나 시정 요구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3. 직원 진술과 법인카드: 양측 직원 진술은 서로 어긋나 믿기 어렵고, 카드 결제내역만으로는 사적 용무인지 업무인지 알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사실에 대한 배임·횡령 고소도 불송치·불기소로 끝났습니다.
4. 계산 방식: 원고는 기본급에 상여금과 시간외수당까지 더한 금액을 209시간으로 나누어 시급을 계산했는데, 법원은 이것이 시간당 임금을 과다하게 산정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 근태 문제는 그때그때 처리해야 합니다. 지각·결근이 있으면 그 달에 정산하거나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해 두어야 합니다. 수년간 문제 삼지 않다가 퇴사 후 한꺼번에 청구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 고정급 직원은 출퇴근 기록이 빠졌다고 곧바로 근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여러 매장을 오가는 관리자라면 근태 확인 방법을 따로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근로자 입장에서는, 사업주가 퇴사 후 임금 반환을 청구하더라도 증명책임이 사업주에게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 하급심 판결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판결 원문
의정부지방법원
제2-2민사부
판결
사건: 2025나202970 부당이득금
원고, 항소인: A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재동)
피고, 피항소인: B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형섭)
제1심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5. 7. 22. 선고 2024가단76375 판결
변론종결: 2026. 7. 2.
판결선고: 2026. 9. 10.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2,773,872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고양시 일산동구 D건물, E호에서 ‘C’라는 상호의 음식점(이하 ‘이 사건 음식점’)을 운영한 사업자이고, 피고는 2016. 9.경부터 2023. 9.경까지 이 사건 음식점에서 점장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피고에게 2016. 9. 1.부터 월 3,000,000원(2016. 9. 1.부터 2021. 12. 31.까지는 기본급 2,257,588원 및 시간외수당 742,412원, 2022. 1. 1.부터는 기본급 2,411,538원 및 시간외수당 588,462원)을 임금으로 지급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피고는 2016. 9.경부터 2023. 9.경까지 이 사건 음식점에서 점장으로 근무하면서 월 3,400,000원 또는 월 4,300,000원 상당의 급여를 수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시간을 준수하지 아니한 채 지각, 조기 퇴근, 무단결근을 반복하였음에도, 원고는 피고가 근로시간을 모두 준수하였음을 전제로 급여를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2019. 1.경부터 2023. 9.경까지 사이에 별지 기재와 같이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시간에 상응하는 급여 합계 62,773,872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하였으므로,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법리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그 급부가 법률상 원인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요건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 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으므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2019. 1.경부터 2023. 9.경까지 사이에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시간을 준수하지 아니하여 별지 기재와 같은 범위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는 출퇴근 기록기 기록내역(갑 제4호증)에 의하여 피고가 근로계약에 따른 근무시간을 지키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고, 피고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에 관하여는 위 출퇴근 기록기의 내역을 기초로 출근부가 작성되었으며 직원 F, G의 경우 지각을 이유로 임금이 감액되기도 하였으므로 위 기록기가 근태관리 및 급여정산의 자료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한다(갑 제29 내지 32호증). 그러나 ① 적어도 2020년경 이후로는 피고가 이 사건 음식점 외에 같은 건물 4층의 배달매장과 파주 소재 2호점의 업무도 일부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음식점에 설치된 기록기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아니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② 원고가 지각을 이유로 임금을 감액하였다고 주장하는 F, G는 시급을 기초로 임금이 산정되던 근로자로 보이는 반면 피고는 고정 월급을 지급받아 왔는바, 고정급을 받던 피고에 대하여도 기록의 누락이 곧 근로 미제공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의 마지막 근무일에 이르기까지 원고가 피고의 출퇴근 기록을 이유로 피고에게 임금 감액이나 시정 요구를 한 사실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기록 내역만으로 피고가 근로계약에 따른 근무시간을 지키지 아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와 피고는 피고의 근무 행태에 관하여 각자 다른 직원들의 진술이 담긴 증거들(갑 제7호증의 1 내지 4, 갑 제15 내지 19호증)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① 각 진술의 내용은 진술자와 원고 또는 피고 사이의 친분 관계에 좌우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② 직원 H은 피고와 통화하면서 ‘원고와 통화할 당시 확실히 알지 못하는 내용에 관하여도 답변을 유도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제1호증의 1, 3), ③ 원고 측 진술과 피고 측 진술이 서로 정면으로 배치되어 어느 한 쪽만을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각 진술만으로 피고의 근무시간 미준수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3) 원고는 법인카드 사용내역 중 피고의 택시, 카페, 쇼핑 관련 결제내역(갑 제12 내지 14호증, 갑 제40호증)을 근거로 피고의 근무 태만 내지 근무시간 미준수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① 신용카드 결제내역에는 결제 일시와 가맹점만이 나타날 뿐이어서 그 결제가 사적 용무를 위한 것인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인지를 가리기 어려운 점, ② 매장 관리에 관여했던 원고의 부(父)인 I도 수사기관과의 통화에서 피고가 매장 인근 카페를 사무 및 휴게 공간으로 사용하여 온 사실을 인정하였던 점(갑 제36호증), ③ 피고에 대한 업무상배임·업무상횡령 혐의에 관하여 수사기관은 피고가 카드 사용 영수증을 I 또는 회계 담당자인 J에게 전달하여 왔고 I이 택시 및 카페 대금 결제를 용인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이유로 불송치결정 및 불기소처분을 한 점(을 제9, 10호증) 등을 고려하면, 위 카드 사용내역만으로는 피고가 근무시간 중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근로계약에 따른 근무시간을 지키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부당이득금의 산정 방식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시급을 2019. 1.부터 2020. 4.까지는 19,617원(= 월 4,100,000원 ÷ 209시간), 2020. 5.부터 2023. 9.까지는 20,570원으로 각 계산하여 부당이득금을 산정하였다(별지 기재 나.항, 다.항). 그러나 위 금액은 단순히 기본급에 상여금 및 시간외수당까지 단순 합산한 금액을 근로시간 209시간으로 나눈 것으로, 근로 1시간당 임금액을 과다하게 산정한 결과가 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현(재판장) 신진화 문혜정
(별지 생략)